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언어순화 운동/논쟁 (문단 편집) ==== 학술용어 순화운동과 학계와의 괴리 ==== 근대 이후 과학기술과 학문연구 대부분은 서양에서 동양으로 들어오는 것으로, 적시적절하게 해석하고 일관성을 유지하기 난감한 상황이 매우 많다. 거기다 대고 굳이 할 수 있는 건 영문 발음을 그대로 음차해 적는 정도이다. 예컨대 컴퓨터 소프트웨어에서의 'release' 같은 경우, '배포판', '버전', '출시', '출하', '출하판', '판본' 등으로 번역의 일관성이 결여되니 리눅스 계열에서는 그냥 '릴리즈'[* 이마저도 '릴리스'와 같은 변형이 있다.]로 고정하여 사용한다. 또 그렇게 번역이 안 되면 음역하라는 것의 치명적인 문제점은 이미 중국어와 일본어에서의 현지 언어 음역의 안 좋은 사례로 잘 알려져 있다. 번역도 매한가지. 일본 학계는 화학·의학용어 등을 주관적으로 번역해 놓고 결국 국제포럼 같은 데선 다시 원래 용어를 불러오느라 머리를 싸매거나, 호환성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 식대로 번역한 어휘를 사용하다가 이해가 안 된다는 외국 학자들의 불만 가득한 비판을 듣는다. 중국 학계의 음차 표기도 아예 원래 음가와는 뚜렷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서 음역의 메리트가 얼마 없다. 이 사례를 정 반대로 뒤집어서, 침술 같은 [[동아시아]] 학문이 서양에 도입된 경우를 생각해 보자. 십중팔구 서양 국가에서도 번역은 무리라고 여겨 [[중국어]] 등을 [[로마자]] 등으로 음차해 표기하는데, 매번 일일이 괄호 쳐서 한자병기를 하는 것에 대해 불평이 나온다. 어차피 영어로 읽기도 번역도 (제대로 된)음차 표기도 못 하는 한자어를 그렇게 원래 종주국과 뜻도 안 통하고 그렇게 억지로 음역한 대로 읽어도 호환 따윈 전혀 안 되는데 뭣하러 그 짓거리를 하냐는 식. 그러니까 중국과 일본의 사례에서 호환성이 필요한 분야에서도 국제적인 호환성은 내버려 실질적으로 원어를 알아채기 어렵다는 부작용이 나타났고, 무리하게 음역+병기를 시도하는 영어권은 글이 늘어지고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나온다. 생활회화가 아닌 학술/전문용어에서의 __호환성__은 상당히 중요하다. 영어권에서 그렇게 잘만 번역 음역 한다는 것들을 잘 살펴보면, 대부분 유사한 문자 체계에 라틴어 유래 고급 어휘를 써서 호환이 잘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중국어·일본어·베트남어 등 공유하는 한자어가 많은 언어는 번역이 수월한 편이다. 국내에 일어 번역가가 왜 포화 상태인지 잘 생각해보자. 또한 생명과학처럼 일본의 영향력이 강한 학문의 용어는 번역하지 않고 한자 원문을 그대로 도입하는 등 한자문화권의 용어를 딱히 채용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로망스어군 번역은 아예 같은 뿌리에서 온 단어들을 목적언어의 철자와 정서법에 맞춰 바꾸는 작업이 과반을 차지하고, 프랑스어에서 독일어, 독일어에서 러시아어도 패턴화된 부분을 먼저 고치고 현지화 작업을 거치면 돼 굉장히 수월하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명해진 '특수 군사 작전'('специальная военная операция', spetsialnaya voennaya operatsiya)이란 단어도 각각 독일어로 'spezielle militäroperation', 프랑스어로 'opération militaire spéciale'이라고 한다. 차용할 단어가 영어권에서 쓰인 적이 없다고 가정해도 결과물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 없다. 로망스어군에 속한 소수 언어들도 이렇게 명맥을 유지한다.] 한국어도 일본 또는 중국에서 들여온 어휘는 한자독음 그대로 읽기 때문에 번역이 쉽다. 반면에 서양의 언어와 동양의 언어는 근본적으로 문자부터 어휘까지 극명하게 갈리는 다른 언어이다. 그걸 전문·학술 분야에서마저 호환성 부재와 갈라파고스화라는 치명적인 단점을 감수하면서 지금까지 써왔던 단어와 원서를 하룻밤에 버려야 하냐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순우리말이 한국어의 보전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어렵다. 지금까지 쌓아왔던 지식과의 호환성을 포기함으로써 터져 나올 애로사항을 감수하면서까지 한자어를 대체하고 영어를 버리는 게 옳을지는 비판적으로 바라볼 문제다. 비중을 보면 오히려 이러한 전문용어나 학술용어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 필리핀을 예로 들면 일상 생활에서 [[타갈로그어]]를 비롯한 여러 토착 언어가 있고, 스페인어에서 온 고급 어휘들을 사용하지만, 미국이 48년동안 필리핀을 지배했을 때의 유산도 많고, 실용적인 측면에서 영어를 쓰는 게 더 낫다 하여 학술·전문 분야는 과감하게 영어를 쓴다. 이처럼 애초부터 서양식 과학 기술의 발전에 한국이 후발주자로 시작한 한계를 인정하고, 호환성과 더 나은 학문 환경을 위해 순우리말을 관철하는 대신 원어 중시와 일관성 확립이라는 실용을 택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 의학은 한의학과는 달리 서양의 근대 의학을 그대로 전파받아 이어온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외래어로 된 의학 용어가 많다. 대부분 그리스어나 라틴어 유래가 많기 때문에 천하의 영어권 화자도 '''예외가 아니다'''.[* 미드/영드에서 영어권 주인공들조차 의학 용어에 대해서는 speak English(관용적인 용례로 '쉽게 말해라'라는 의미이다.)라고 할 정도다.] 많은 의대에서는 이렇게 생활용어와는 괴리된 의학용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일반 영어와 별개로 의학영어를 필수과목으로 가르친다. 일본 의학의 상당 부분이 독일 의학계를 원류로 하고 있는 관계로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이전에는 독일어나 일본어에서 유래한 용어도 많았다.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의예과 과목에 독일어를 포함시킨 의대가 있을 정도. 하지만 이런 용어들은 90년대를 기점으로 거의 사장되었다. 물론 소수나마 아직 그 잔재가 남아 있긴 하지만 어느 곳보다 [[병원]]에서 종사하는 의료 및 의학계에서는 주로 병원에서 쓰는 도구 및 기구들을 외래어식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고(예: 메스(수술용 칼) 등), 의학 용어 역시 대부분 외래어로 되어 있는 것이 전부라 언어 순화에 대한 반발도 심한 편이다. 사실 심한 정도가 아니라 저게 대체 무슨 짓이냐며 경멸하는 게 보통이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부터 몇몇 의대 중심으로 언어순화 운동이 일어난 덕분에 의대생들은 공부량이 늘어났다. 학교에서 수업을 할 때는 대부분 영어로 된 용어를 배우는데 의사 면허를 위해 국가고시를 칠 때는 우리말로 번역한 용어들이 나오기 때문. 심지어 한자어 순화 운동 때문에 한 단어를 영어-한자어-순우리말 식으로 3번이나 외우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의학도들에게도 쉽지 않은데 일반인이나 환자들에게는 더욱 더 이해하기도 어려운 의학용어 때문에 그게 무슨 뜻이냐며 의사에게 묻는 경우가 흔한 일. 문제는 위와 같이 주먹구구식 방식으로 모든 걸 결정하는 언어순화 같은 방식으로는 납득할 만한 의학/과학 대체용어를 만들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위의 사례들처럼 '''어거지로 만든다면'''야 당연히 가능하겠지만, 과연 이 언어들이 제대로 쓰일 수나 있을까? 'Wi-Fi', 'NFC' 같이 외래어로 쓰면 단번에 구별 가능한 단어인데 '근거리 무선망', '근거리 무선통신'처럼 어설픈 언어순화를 하면 오히려 더욱 구분하기 어려워지는 사례가 많다. 안 그래도 정확한 정보교환이 생명인 의료계 같은 곳에서 이런 식으로 '언어순화'를 하면 대형사고가 날 것은 자명한 일. 순화 운동이 펼쳐지고 10년이 지난 시점까지도 의료계 내부에서는 당연히 외래어 중심으로, 부분적으로 한자어를 사용한다. 한자어의 경우 각종 시험이나 법적인 문서,[* 진단서, 관공서 제출용 문서 등. 그나마 의료기관끼리 송수신하는 전원소견서는 당연히 영어 그대로 쓴다. 한자어나 순우리말로 쓰면 장난하냐며 욕먹는 실정.] 일부 국문으로 쓰인 국내 논문 정도다. 마지막으로 순우리말 용어는 위에 언급된 고시 등을 제외하면 거의 쓰이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학술용어를 영어에서 한국어로 번역하려면 고유어로는 턱도 없어 한자어를 아낌없이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젊은 세대로 갈수록 한자 이해도는 급격히 떨어지고 있으며, 순우리말 또한 언어의 사회성 결여로 이해에 도움되지 않는다. 오히려 영어가 더 익숙하다. 문과계열이 아닌 [[이공계]] 대학(원)생이면 더더욱 그렇다. 그리고 컴퓨터공학 쪽은 아주 끝판왕을 달린다. 컴퓨터 계열은 애초에 전문용어가 아니라 일상용어와 중고등학교 때 배우는 수준의 어휘조차 영어 어휘를 발음대로 읽는 수준이다. 단적인 예로 부팅(Booting)이 있다. 여기서 더 전문적으로 들어가서 [[코딩]], [[프로그래밍]]이나 [[알고리즘]], [[데이터베이스]] 따위를 배우고 논하기 시작하며[* [[자료구조]]를 배우게 되면 큰 줄기인 [[스택(자료구조)|스택]], [[큐(자료구조)|큐]], [[리스트(자료구조)|리스트]], [[그래프#이산수학과 컴퓨터공학 분야에서 다루는 추상적 개념 및 자료구조|그래프]], [[트리(그래프)|트리]], [[힙 트리|힙]], [[해시]]부터 외래어가 난무한다.] 각종 용어를 배우기 시작하면 대부분의 컴파일러와 IDE가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프로그래밍 언어와 그 문법 자체가 영어다. 애초에 처음 신입으로 들어가면 가장 놀라는 부분이 프로그래밍 실습 시에 사용하는 IDE가 100% 영문 인터페이스를 가진다는 것이다. 컴퓨터 계통 학문은 원래 [[전산용어 순화 운동|위 문단에서 부르짖던 순화 운동]]의 선봉에 서던 존재들이었다.[* 저 문서는 학문 자체 언어보다는 일상회화 언어의 순화에 비중을 더 크게 두긴 했다.] 그러나 현실은 참혹한 법. 프로그램을 짜는데 쓰이는 언어는 이미 정해져 있는데 그 '사실상의 표준'을 억지로 바꾸는 건 그 당시에도 불가능했다. 당연히 일상용어 위주로 순화했을 것이고, 학술적인 용도로서는 기록을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전산용어 순화 운동]]에 남아있는 용어들도 태반이 일상용어나 이에 근접한 것들이다. 이럴 거면 아예 100% 영어로만 하는 게 어떠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한국어와 영어의 언어 계통이 크게 차이나고 문법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빠르게 의사소통해야 하는 구어체(특히 국내 대학에서 진행되는 강의)에서는 어쩔 수 없이 대부분의 명사와 일부 동사를 영어로 쓰게 되는 것이며, 국내 대학에서는 이러한 용어는 영어를 쓰되 수업은 한국어로 진행하는 한영혼용의 방식이 잘 정착되어 있다. 문어체로 가면 충분한 시간을 들여 수정, 작성할 수 있기 때문에 100% 영어로 논문 등을 작성하는 경우도 많다. [include(틀:문서 가져옴, title=한영혼용체, version=215)]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